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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 라는 영화의 마지막 5분간의 '대화'를 보며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공감했다는 한 친구의 말을 듣고 영화 보는 내내 과연 마지막 5분동안 둘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생각하며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대화'는 그녀 자신이 이제야 찾은 자아에 대해서, 애절함에 대해서, 무서움, 두려움에 대해서, 용서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던 듯 싶다. 슬프지만 행복한 결말이었다. 그 장면에 언어적 대화는 필요 없었다. 

영화 초반 상길이가 순이에게 물어봤던 '니 내 사랑하나? 사랑이 뭔줄 아나?'라고 물어 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상길이는 괴로웠던 것이다. 무척이나 갈등했음이 순이가 술을 따를 때 멈칫했던 부분에서 읽을 수가 있다.  

70년대는 매우 가부장적인 시대였다. 시어머니와 친정 아버지의 행동을 순이라는 캐릭터를 가진 수애의 당돌하지만 정직한 연기로써 21세기에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나는 감히 그녀를 여성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베트콩에게 그녀의 밴드가 붙잡혔을 때 대장격인 한 사람이 묻는다. '평화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냐'고...정만(장진영)의 대답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왠지 씁쓸하다. 잡혀온 밴드와 베트콩이 같은 처지라는 걸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서는 침략 당함에 익숙해져있다. 침략하는 자들을 욕한다. 하지만 우리가 베트남에서 무슨 행동을 했는지 이준익(그도 남자)은 영화에서 묻고 있었다.  


왕의 남자를 재미없게 봐서 그런지 이준익-장진영 이 또 한편의 영화를 같이 만들었다고 들었을 때 그저 그러려니 했지만 장진영은 이번엔 100%조연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 그는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지만 영화 후 장진영에 대해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

이 영화는 어렵다. 그래서 다시 보고 싶어지는 지도 모른다. 아직 보지 못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ps.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history가 아는 herstory의 관점으로 보는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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