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 글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나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들을 두서없이 쓴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교육대학교를 특수목적대학교라고 부른다. 4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만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 땅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각 시도의 교육대학교나 교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해야만한다. 그래야만 초등학교 정교사 2급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고 임용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이 갖추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폐쇄적인 체제를 비판하고 있고, 교대와 사범대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렇다. 이러한 폐쇄적인 체제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은 정말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도로써 교대와 사대를 통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이다.

교대에서 배출되는 초등교사는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 재량, 특별 활동을 두루두루 가르치는 것을 배우고 있으며 1년 담임제다. 한 반의 담임이 되어 1년을 생활해야 하는 교육을 교대 4년간의 커리큐럼에서 배운다. 하지만 사대에서 나오는 중등교사는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자신의 특정 과목을 가르치게 된다. 당연히 전공 과목에 대해서는 초등교사보다 깊고 넓은 학문적 지식을 갖추고 있다. 또 중등학교도(중등학교라는 것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말함) 담임제이긴 하지만 초등교육과는 성격상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교사대 통폐합의 문제를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는데 서로 가지고 갈 밥그릇이 전혀 다른데 왜 이런 싸움이 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교육의 질을 생각한다면 그 싸움 자체에 대한 논쟁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대 4년 교육을 받고 초등교사가 된 사람과, 2년 보수교육을 받고 초등교사가 된 사람과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런데 백년지대계라고 하는 이 말을 쓰는 필자는 너무나 부끄럽다. 교육과정에 있는 교육 목적과 교육 목표가 현재 돌아가고 있는 맨날 바뀌는 교육정책과의 괴리감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전인적 인간을 양성한다는데 현재 교육정책의 슬로건은 '학력 향상'이다. 그리고 '영어'이다. 교육이 자꾸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학교에서는 협동보다는 경쟁을 더 가르치고 있고, 또 학생들도 경쟁과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고 걱정을 하면서도 또 잘될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교사의 힘은 현재 너무나 미약하다.

초등교사를 배출함에 있어서 그 폐쇄적인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사대 통폐합은 아니다. 혹자는 교대와 사대를 통합하여 임용고시 경쟁률을 높인다면 더욱 질좋은 교사가 배출될거라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금의 암기 위주식 임용고시가 계속 그 모양새를 유지하는 한 가장 암기력 좋은 임용고시 기술자만이 교사가 될 것이다. 임용고시는 교사가 되기 위한 필요 조건은 될 수 있어도 충분조건은 절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첫째로 초등교사가 될 예비 교사들의 4년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지금도 빡센 수업을 받느라 굉장히 고생하고는 있지만 그 커리큐럼 자체에 대해서는 '왜?'라는 질문을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는 쓰기힘든 낡아빠진 교수법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거나, 교양과목의 질 역시 타 대학보다 얕다고 본다. 그렇다. 훌륭한 대학교수님들이 훌륭한 수업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촌극이 교대인 한마당에서 안주거리가 되고 있다.
또한 교대생들 역시 조금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임용고시만 합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학교 행사나 기타 자신의 특기를 살리는 것보다는 입학 때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과연 현장에 나가서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교사라기 보다는 선생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본다면 좀더 많이 보고 멀리 보고 많이 들어야하는 것이 교사의 본분이거늘 임용고시에 목숨거느라 다른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또한 딱 보면 저 사람은 교대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모범생? 절대 네버 노노!! 정형화 된 틀을 교대인들이 깰 때 교육의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더욱 많이 공부하고 비판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를! 또한 자신이 정말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퇴를 하던지 다른 길을 찾던지 교사는 되지 말았으면 한다. 정말 교사가 하기 싫다고 징징대면서도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교사가 된 사람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매일 투정이고 비판이 아닌 비난만 하기 일쑤이다. 그럴 때는 정말 그 반의 학생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장장 6장의 학부모편지를 쓴 교사가 화두가 되었다. 그 분을 보고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더욱 노력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천직이 아닌 분들은 읽고도 무덤덤하시다..

둘째로 정부의 교육정책이 바뀌어야한다. 교육기술부 장관은 학 학교급별 교육 목표나 목적을 아는지 물어보고 싶다. 뭔 교육 정책이 죄다 '학력 신장 방안'만 있는 것인가! 왜 죄다 '영어 교육'에만 열을 올리는가?! 초등 1,2학년 학생들 중에는 아직도 한글을 모르는 학생들이 꽤 많다. 왜 그들에게까지 영어를 병행하며 가르쳐야 하는것인가! 간섭작용(교육학적 용어)이 너무 심하다.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즐겁게 생활하고 협동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을 통하여 경쟁을 배우고 개인주의를 몸소 체험하게 되고 우리말보다는 영어를 중시하는 풍토를 배우고 있다. 이 얼마나 개탄스러운 일이 아닌가 모르겠다. 아직도 교장선생님 중에는 북한을 '빨갱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교육부는 돈을 너무나 허튼 곳에 쓰고 있다. 정말로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실을 새 것으로 바꾸고 학교에 유비쿼터스 시설을 깔고, 영어 체험 교실로 몇 억이나 쓸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과정, 교과서를 만들고, 학교 교육의 본질에 투자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나 소프트웨어적인 다시 말해 눈으로만 보여지는 것에 급급해한다. 하지만 이것을 교육연구나 교원들의 연구에 좀더 많은 투자를 한다면 훨씬 더 효율(현 정부가 좋아하는 단어)적인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원어민 영어교육이라고 무분별한 외국인들을 마구 학교로 보내고 있다. 열심히 하는 원어민도 있겠지만 그들이 교실에서 티나라를 쓰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한다. 외국인 영어보조교사들에게 한국어 교실을 따로 마련해주고 월급도 많이 주면서 우리가 얻는 것은 그들의 발음 밖에 없다. 이것이 문화교류인가? 생각해볼 문제이다. 또한 교원들은 지나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3시에 학생들을 하교 시키고 나면 5시까지는 특기 적성교육에다 부진아 지도 및 특별활동 부서활동을 해야한다. 5시가 넘어서 퇴근시간이 되면 이제부터 공문처리를 해야하는데, 그러고 나서 집으로 가면 교재 연구할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게 현실이다. 3월 한달동안은 쌍코피 흘려가면서 열심히 한다. 정말 수업중에 코피흘려본 교사는 알것이다. 하지만 교사도 인간이기에 그 힘이 2월달까지 쭉 갈수는 없다. 이는 교육의 질을 위해서 과도한 업무를 줄여줘야한다.

셋째 현장 교사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지금도 교원 평가제를 실시하고 있고 해마다 교사가 A,B,C등급으로 분류된다. 그것이 현재 공평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교원평가제는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정말 교육연구안하고 하루하루를 소위 '철밥통'처럼 사는 교사들이 있다. 나이 많은 교사? 아니다. 젊은 신규교사들 중에도 많다. 이들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방안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마련되어야한다. 교사 집단은 매우 폐쇄적이어서 가끔은 숨이 턱턱 막힌다.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물고 그 꼬리에 꼬리를 더해지기 때문에 처신을 잘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것부터가 능력제에 의한 교원평가보다는 인간 관계에 의한 평가가 더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으며 뿌리 뽑아야할 병폐라고 생각한다.
술 잘마시고 말 잘하고 인간관계는 좋지만 수업 시간에 티나라만을 이용하여 수업하는 교사가 어떻게 A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넷째 학부모의 의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기 초에 대부분의 학급에서는 가정조사서를 배포한다. 이는 학생의 환경을 제대로 알고 교육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쓰인다. 예를 들면 집 전화번호, 학부모의 이름이나 연락처(핸드폰), 직업, 생년월일, 학생의 친한 친구의 이름, 장래 희망, 기타 교사에게 바라는 점(교사가 꼭 알아야하는 아이의 상태:질병이나 시력,아토피 등)을 쓰는 란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교사에게 바라는 점에 인성보다는 학력 신장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말이 너무나 많이 나온다. 희안하게 학력신장과 인성이란 말이 함께 나온다. 인성 교육과 학력의 신장은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나보다. 하지만 초등교육의 목적에서 보면 인성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시 되고 있으며 또한 그러해야만 한다. 학교는 전인적 인간을 양성하는 곳이지 문제 하나를 더 맞추게 해주는 교과목 기술 양성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은 학원 숙제가 많으니 학교 숙제를 내주지 말았으면 한다. 이는 너무나 말도 안되는 것이다. 학원을 왜 다니는지 그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사교육으로 인해 너무 선교육을 받아 놓은 학생들은 학교 수업 시간 때 태도가 좋지 않다. 미리 다 풀어놓고 장난을 치거나 모르는 친구에게 핀잔을 주거나한다. 이들을 위해 또다른 교육과정을 준비해야하고 학원을 다니지 않고 충실하게 학교 수업을 하는 학생들에게 오히려 피해가 가기도 한다. 나는 사교육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사교육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국어 수학 등의 교과목 사교육이 아닌 체력이나 감수성과 관련한 사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학교에서도 체력과 감수성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교육은 학교에서 모두 입맛에 맞춰 해줄수가 없다. 벌써부터 영재학교 입학이니 대학 문제를 이야기하는 부모를 볼때마다 그 자녀가 올바르게 자라날지하는 걱정이 앞선다.

교육의 문제는 정말 많다.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이것을 한걸음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천천히 서두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정책을 보면 너무나 단시간에 많은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크다. 넓게 보고 깊게 생각하여 정말 우리 학생들을 위한 좋은 교육이 무엇인지 정부와 교육청과 학교와 가정이 연계하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많은 건설적인 리플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배운다는 자세로 겸허히 받아드리겠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